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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공론사(社)에서 개최하는 "일양 약사문학상" 제37회 시부문 당선작에 유영준 박사(52, 도동)의 "장날 오후"가 많은 응모작 가운데 대상인 당선작으로 뽑혔다는 소식입니다. 41주년이 되는 약사공론사가 매년 소설 및 수필부문의 문예작품을 공모하였으나 금년에 처음 실시한 시(詩)부문에 초대 당선자로 그 이름을 각인하게 되었습니다.
7월10일,심사위원회가 개최되었으며, 심사위원은 박동규 서울대 명예교수, 곽순애 명지대 교수, 김재능 전국약사문인회장 등 저명 문인들로 구성되었습니다.

장 날 오 후
**************** 유 영 준
축 처진 어깨처럼 세월 속에 늙어 버린 늦가을 시골거리 지나가는 서글픈 바람이 오늘따라 가래 끓는 소리를 낸다
이젠 서는 둥 마는 둥 너무 빨리 다가오기만 하는데 붐비려다 그냥 흩어져 버리는 장날 전(廛) 거두는 사람들의 발걸음만 분주한 허기진 오후
시골 장터 비좁은 길을 소달구지 하나가 삐걱거리며 돌아나간다.
싣고 가는 낡은 삽자루 뭉치에 젖은 회환(悔恨)이 배이면 채찍 잡은 주름진 손엔 땀방울마저 말라 버린다
저 멀리 논두렁길 너머로 마을이 보이고 밥 짓는 굴뚝마다 피어오르는 연기들이 저마다 정답게 고개를 내민다.
길따라 흩어진 낙엽들은 몸부림치다 진(津)이 빠져 그만 몸살이 나고 마는데
비스듬히 기댄 촌로의 겨드랑이 사이로 석양에 비친 그림자 하나가 길게 멀어져 가다 걸음을 멈춘다. ****************** <당선 소감>
아무에게도 응모한 사실을 말하지 않는터라 혼자서 아쉬움을 달래며 오후 내내 약국안을 빙빙 돌고 있었습니다. 울리지않는 전화기를 내려다 보며 저의 마음은 체념의 문턱을 넘고 있었습니다. 이미 당선소감을 써서 보내고 공식발표를 기다리시는 분들은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는데 갑자기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여보세요? 약사공론입니다." "아, 안녕하세요" 눈으로 보는 감동보다도 귀로 전해지는 전율이 더 짜릿할 수 있다는 것을 실감한, 무더위도 식혀버린 현풍의 "장날 오후"였습니다. 문장을 구성함에 있어 취(取)함보다는 사(捨)함이 더욱 어렵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초름한 글을 당선작으로 낙점해주신 심사위원님들께 감사드리고 약사공론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드리며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이 기쁨을 나누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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