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부근 향우(53 저동, 삼성전자 TV부문 사장) 가 지난 11월5일 소공동 롯데 호텔에서 여성 CEO를 위해 행한 강연 기사를 소개합니다.
윤부근 삼성전자 TV부문 사장
'여성CEO 조선일보 포럼' 강연
"LCD TV시장 위기맞자 고객불만 통해 발상전환… 1등, 괴롭지만 자유로워"
"수십년 노력해 1등에 오르니 가격 하락으로 TV 시장 규모가 줄어들었습니다. 작년 세계 TV 시장 규모는 1113억달러였지만 올해는 975억달러로 줄어들 전망입니다. 고민 끝에 내놓은 해답이 바로 LED TV(빛을 내는 반도체인 LED를 사용해 영상을 표현하는 TV)였습니다."
윤부근
삼성전자 TV부문 사장은 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여성 CEO와 조선일보가 함께하는 포럼'(한국여성경제인협회 서울지회·조선일보 공동 주최)에 참석해 'LED TV 성공 비결'은 "위기를 밑천으로 삼은 발상의 전환"이라고 밝혔다.
윤 사장은 "주력제품인 LCD TV 가격이 2006년부터 해마다 30%씩 하락했다"며 "활기를 잃고 죽어가는 시장을 살릴 해답을 고객의 불만에서 찾기 시작했다"고 했다. "LCD TV를 벽에 걸려면 여기저기 구멍을 뚫어야 합니다. 주부들은 질색하더군요. 못 하나로 벽에 걸 수 있는 두께 30㎜ 정도의 얇고 가벼운 제품을 원했습니다. 그러나 엔지니어들은 40㎜가 한계라고 했습니다." 고객들은 또 직접 눈으로 보는 것 같은 화질과 전력소비를 획기적으로 낮춘 제품을 원했다. 그러나 기존 LCD TV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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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윤부근 사장은 5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여성 CEO와 조선일보가 함께하는 포럼’에서 “LED TV의 성공 비결은 위기를 밑천으로 삼은 발상의 전환”이라고 말했다./오종찬 기자 ojc1979@chosun.com
"화면을 밝힐 때 형광등 대신 LED (Light emitting diode)를 사용하면 초고화질이면서 전력소비가 기존 제품보다 40% 적고, 얇은(29.9㎜) TV를 만들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리고 4년 동안 개발해 올 3월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LED TV 덕분에 삼성전자는 명실상부한 세계 1위 TV업체 자리에 올랐다. 회사는 판매량 기준으로는 2006년 이후 줄곧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판매가격에서는
일본 경쟁사를 따라가지 못했다. 그러나 일반 LCD TV보다 40% 이상 고가인 LED TV 덕분에 삼성전자는 가장 비싼 제품을 가장 많이 파는 업체로 진화했다.
해마다 30%씩 가격이 떨어지는 LCD TV와 달리, LED TV 가격은 출시 후 7개월이 지났지만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윤 사장은 "해외유통업체들이 고가인 LED TV를 팔 때 이윤을 많이 남기기 때문에 가격을 내리지 말아 달라고 오히려 부탁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위기가 낳은 혁신 제품이 시장 흐름을 바꾼 것이다.
윤 사장은 또 1등의 특권인 자유로운 생각도 LED TV를 만들 수 있었던 배경이라고 덧붙였다. "1등은 괴롭지만 자유롭게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습니다. 전에 2등·3등을 할 때는 1등 업체가 신제품을 출시할 때까진 신제품을 출시하지 못했습니다. 1등이 만들면 따라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1등 기업은 고정관념을 깬 제품을 만들 특권과 의무가 있다는 것.
윤 사장은 여성 CEO들에게 "아내만 믿고 집안일을 돌보지 않은 나는 반쪽 경영자"라며 "사업, 가사 양쪽 책임을 다하는 여러분이야말로 어렵고 힘든 일을 하는 경영자"라고 말했다.
조선일보, 2009-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