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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군수

 

민선 4기(2006년 지방선거 때 당선) 시장·군수·구청장 230명 가운데 36명(15.7%)은 각종 비리에 연루돼 자리에서 물러났다. 26명은 대법원에서 당선무효형이 확정됐고, 나머지 10명은 수사 또는 재판 과정에서 사직했다. 기초단체장 한 명을 잘못 뽑으면 내가 사는 고장이 ‘비리 고장’이란 오명을 쓰기 십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중앙선데이 2010년1월3]"
최근에 와서 각종 매스컴에서 기초단체장의 예상후보자 명단이 나오고 역대 기초단체장들의 선거법위반이나 금품수수 등으로 문제가 된 지자체의 명단이 나오는 걸 보면 선거철이 가까이 다가 왔는가 보다.

 

민선4기의 기초단체장 중 경남의 창녕군은 뇌물비리로 인해 군수들이 모두 징역형을 선고 받고 2006년 5월31일 선거 이후 1년7개월 사이에 세 번이나 선거를 치렀던 이 땅의 대표적인 불 명예 군이다. 김종규 전 군수는 인조잔디 설치공사와 관련하여 뇌물을 받은 혐의로, 보궐선거에 당선된 하종근 전 군수는 골재채취업자로부터 뇌물을 받고 군수직을 잃었었다.
어쩔 수 없이 치르게 된 세 번째 선거를 앞두고는 4명의 군수 후보가 창원지검 밀양지청 공안검사 앞에서 공명선거 선서를 하는 웃지 못할 사연도 우린 기억하고 있다.


창녕군민들은 잦은 선거로 인해 막대한 국고가 낭비되는 걸 안타까워한 나머지 3800만원이나 되는 선거자금을 모금하여 선관위에 기탁까지 했다고 하니 이건 해외 토픽 감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경북 청도군의 전직 군수 두 명도 기부행위와 금품살포혐의로 군수직을 잃었고, 충남연기군의 전직 군수 두 명 또한 금품살포와 투표 당일 선거운동으로 군수직을 잃었으나 뇌물비리로 인해 군수직을 잃은 군은 창녕군이 유일했다.

 

내년 선거에 울릉군수로 나올 예정인 후보자가 정윤열(67, 현직 울릉군수), 최수일(57, 전 군의회의장), 신봉석(61, 현 군의원), 유병태(57, 서울시경찰청 경감), 정종태(72, 전직 울릉군수), 오창근(64, 전직 울릉군수) 등으로 예상된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 외에도 자천타천으로 두서너 명이 더 있다는 풍문도 있고 보면 이번 울릉군의 군수 선거전은 그 어느 때 보다 치열할 것 같다.


후보자 모두 고향의 발전을 위해 자신이 나서야겠다는 그 열의에 새삼 존경과 함께 분투를 비는 마음 간절하다. 결국은 울릉군민의 현명한 판단으로 적임자를 선출하게 될 것이지만 너도나도 내 아니면 안 된다는 죽기살기 식으로 도전을 감행한다면 그 후유증 또한 클 것 같아 공연히 걱정이 앞선다.

지금이야 많은 변화가 있겠지만 옛날 울릉도의 혼사(婚事)는 울릉도 안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다 반사여서 이리저리 집안이 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내가 과문한 탓이긴 하겠으나 울릉도에는 선거가 한 번 끝나고 나면 집안끼리 원수가 되어 서로가 얼굴을 붉히고 갈등을 빚는 일이 꽤나 있었다고 했다.

이 역시 그 뿌리는 선거와 관련된 부정과 비리 들이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

 

창녕군이 4기 민선에 뇌물혐의로 두 명이 영어의 몸이 되었다면 울릉군 또한 부끄럽게도 2기와 3기에 걸친 대를 이어 뇌물혐의로 구속된 전직 군수 두 분을 모신 유일한 군이 아닌가?

후보자 명단에 낯 익은 이름을 보고 있으니 그 진위야 어찌되었건 약간은 씁쓸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비리의 고장은 곧 울릉도였던 때가 불과 얼마 전이다. 서울에 있던 향우들이 모이기만 하면 비리군수 때문에 울릉도에 태어난 것이 부끄럽다고 자조 썩인 이야기를 늘어놓던 때가 생각이 난다.

 

자기의 과욕 때문에 서로 너무 많은 생채기를 내지 말았으면 한다. 선거가 끝나면 또다시 얼굴 붉히고 돌아설 것인가? 우리 모두 두 눈 부릅뜨고 대를 이은 비리의 고장 소리는 듣지 말아야겠다.

 

@2010-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