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충무호

 

울릉도 최대 숙원사업인 섬 일주도로 유보구간인 울릉읍 내수전~북면 섬 목(4.3km. 국가지원지방도로 90호선) 간 공사기본계획이 최종 확정됐다.
경북도는 울릉도 일주도로 중 내수전~천부리 섬목 간 유보구간 기본계획이 확정됨에 따라 올해 20억 원으로 공사에 착수하는 등 총 사업비 1627억 원(국비 1617억원, 보상비 10억원)을 들여 길이 4.3km, 7.5m를 건설한다.(경북매일, 2009-1-14)

 

내수전(內水田)에서 섬목까지의 미 개통도로가 드디어 착공이 되는가 보다. 공사 기본계획이 최종 확정되었다고 하니 불원간 착수될 것으로 보인다. 울릉주민들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일주도로가 수 년 후에는 주민들의 편의는 물론 관광업 종사자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도동에서 섬목까지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 가면 족히 4시간 정도 걸리던 것이 2시간이면 일주를 할 수 있게 되었으니 시간 단축으로 인한 효과뿐만 아니라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풍광을 또 하나의 볼거리로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다만 새로 뚫리는 4.3km에 이르는 도로 중에는 터널이 세 곳으로 약 3km, 도로도 세 곳에 1.3km 로 대부분이 터널로 되어있어 아름다운 해안선을 즐길 수 있는 곳이 많이 줄어들어 아쉽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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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기본계획을 최종 확정한 내수전에서 섬목까지 미개설 구간. 점선은 터널이며 흰선은 해안도로 구간이다.

많은 연구 끝에 일주도로를 결국 터널과 교각으로 만들어 가능한 자연을 살리면서 자연재해로 인한 도로의 피해를 최대한 줄이는 방안으로 귀결이 되었다고 한다. 계획대로라면 원시림과 해안선을 관조할 수 있는 북쪽 경관의 볼거리가 줄어 들게 되어 이에 대한 고충이 컷을 것으로 짐작이 간다.

내수전과 섬목 간의 흙으로 다져진 옛길 그대로를 보존하고자 하는 것은 모두가 환영하고 있는 일이다. 이 길은 동백나무와 원시림이 울창한 산책로이자 삼림욕의 매력이 넘치는 울릉도의 올레길이기 때문이다. 정매화 골짝에서 석포로 이어지는 길은 옛 조상들이 소를 몰고, 지게를 지고, 보따리를 머리에 이고 넘어오던 정감 넘치는 옛길이 아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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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목에서 내수전으로 가려면 이 곳 선창에서 페리선을 타야한다.

1980
년대 초에 내수전과 섬목으로 운항하면서 울릉주민들의 사랑을 받았던 페리선 충무호가 노후화와 경영상의 문제로 인해 폐업을 한 이래 아직까지 대체 페리선이 운항을 하지 못하고 있다. 내수전 몽돌해변의 선착장에는 파도만 출렁일 뿐 충무호의 추억은 어디에도 없다. 끊겨진 철도를 연상케 하는 쓸쓸함만 가득한 듯 하다.

 

예전 서울에서 강화도를 가려면 다리가 없어 페리선을 타야 했고, 양평대교가 생기기 전에는 광주시와 양평을 직선으로 잇는 페리선을 타야만 했다. 지구촌 어디에서나 페리선은 쉬 건널 수 없는 물길을 연결해 주는 편리한 도구였다. 이는 단순히 편리함만 주는 것이 아니라 그 때 그 곳에 있었던 모든 이들의 추억을 만들어 주는 곳이기도 했다.

느긋하게 주위의 해안과 자연을 호흡할 수도 있었고 낭만과 애정을 함께 실어 나르던 조그만 사랑의 배이기도 했다.

 

일주도로 완성만이 유일한 염원이었기 때문일까 페리선의 운항 재개에 대해서는 누구 하나 관심을 갖고 있지 않는 듯 하다. 이제 곧 도로가 뚫릴 터인데 페리선이 왜 필요하냐고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페리선이 꼭 필요한 이유가 바로 느림의 미가 아닐까 하고 생각해본다. 울릉도가 한 때는 슬로시티로 지정을 받고자 한다는 소식도 있었고 보면 더욱 이런 여유의 도정(道程)이 필요하지 않을까. 울릉도가 진정으로 국제 관광섬을 지향한다면 단순히, 빨리 스쳐가는 도로만 능사가 아니라 여유롭게 풍광을 즐길 수 있는 또 다른 볼거리도 제공되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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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몽돌해변이 보이는 내수전 선착장엔 적막감만 돌고있다

울릉도에 섬 일주도로가 완성되는 날, 관광버스는 섬목 선창에 손님을 내려놓고 빈 차는 내수전 선착장에 미리 도착하여 페리선을 기다리게 될 것이다. 관광객들은 페리선으로 옮겨 타고 울릉도 최고의 보배라고 하는 삼선암을 한 바퀴 돌고 와다리를 지나 정매화 골짝의 원시림과 아름다운 해안선을 바라보며 내수전에 도착하게 될 것이다.

이 페리선의 추억은 관광객들에게 울릉도의 여행 일정을 마감하는 짙은 감동과 낭만 그리고 아름다운 추억을 남겨줄 것이 틀림없다.

 

일주도로가 완공되기 전이라면 더욱 페리선이 필요하지 않을까?

 

바쁘다는 핑계로 최고의 볼거리인 삼선암을 보여주지 않은 채 도동으로 되돌아 가는 막무가내 관광버스가 지금도 혹시 있을지 모르겠다. 이런 관광버스를 탄 여행객들은 분명 울릉도에는 삼선암이라는 곳이 없다고 단언할런지도 모른다. 삼선암을 보지 않고 울릉도를 다녀왔다면 이 무슨 끔찍한 일이겠는가? 삼선암이 지척인 섬목에서 페리를 타고 내수전으로 꼭 가야 한다.

무릇 관광이라는 것은 고객에 대한 최상의 대우와 배려가 매우 중요시되는 것일 터인데 돈이 더 들어서, 귀찮아서, 별 효과가 없을 것 같아서 등등의 이유로 볼거리를 생략하거나 대충대충 처리하고 만다면 울릉도의 관광은 더 이상 희망이 없다. 관광업 종사자들의 보다 세심한 노력과 개선을 기대해 본다. 최고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2010-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