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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통구미의 바람

                                                        손 형 진

태어나고 떠나가 본 적 없지만
귀소 본능처럼
찾아 헤매다 영상 속에 머무나
 
나 없어도
저 바다는 사람들을 맞이하며
깊고 푸른 혜량을 보여 줬고

나 없어도
저 바위는 거북바위는
바다를 지키며 흔들림없이
서 있었고

나 없어도
저 나무는 영혼을 불러
어두운 불당 빛을 밝혔으니


나 없어도
나 있어
거기에 태초의 태양이 떴으니

타향살이
고향도 타향이지만
그래도 나는
있는 듯, 없는 듯
너를 그려 본다.

공양할 곳 없겠지만
나는 울릉도 통구미
작은 분교 섬마을 선생님의
아들이고
하늘나라 신선이 된
옛 시인의 아들이고
향나무, 바위, 바다, 태양의
바람이다.

울릉문학 제2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