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지방자치단체장을 기다리며
내년 지방선거에 바란다.
박길성 한국행정DB센터소장

우리나라는 1995년 6월 27일 국민의 손으로 지방자치단체장을 직접 선출한 이래 15년째 민선 지방자치 시대를 이어오고 있다. 앞으로 1년 뒤인 2010년 6월 2일에는 제5기 민선 자치단체장을 뽑게 된다. 그들은 우리를 대신해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사회를 위해 헌신해 나갈 것이다.
2008년 2월 25일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뒤 지방자치제도는 여러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에도 지방자치와 관련한 것이 적잖이 포함돼 있다. 지방행정체제 개편, 지방정부의 권한 확대, 지방자치단체 통합평가 체제 구축, 자치경찰제 도입 등 지방자치 발전과 지방분권 확대를 위한 각종 정책과 제도가 그것이다. 하나하나가 간단치 않은 개혁 과제인 동시에 우리의 일상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다. 이들 국정과제가 어떻게 현실화하느냐에 따라 한국의 지방자치 지형은 크게 바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정책과 제도 개선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지방자치단체장들의 리더십과 준비 자세다. 우리나라는 잘 알다시피 5000만 명의 국민을 대신해 15명의 광역자치단체장과 1명의 제주특별자치도지사, 그리고 230명의 기초자치단체장이 지역을 보살피고 있다.
가끔 자치단체장들을 곁에서 지켜보노라면 ‘저렇게 힘들고 피곤한 일을 왜 나서서 할까’ 하는 의구심이 생기곤 한다. 도시 지역과 농촌 지역의 자치단체장에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다들 동네 경조사를 일일이 챙기고, 지역 주민들을 면담하며,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외국의 선진 자치단체·기업과 관계를 맺고 자본을 유치하는 등 백방으로 뛰어다니고 있다.
또 많지 않은 공무원을 아우르면서 행정 서비스를 개선하고, 지역 내에 산불이나 재해가 발생하면 앞장서서 진화하러 나가며, 중앙정부 예산을 조금이라도 더 많이 지역에 유치하기 위해 국회와 중앙부처를 쫓아다니며 설득에 나서고 있다.
이런 그들을 보면서 ‘자치단체장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구나. 사명감 없이는 절대 할 수 없는 게 자치단체장이구나’ 하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된다. 문제는 그들이 지역을 더 잘 이끌기 위해 얼마나 많은 준비와 훈련과 공부를 해 가며 자치단체장 직에 임하고 있느냐다.
민선 4기 직선제 자치단체장의 임기는 내년 6월 30일로 끝난다. 그때까지 그들은 변함없는 열정과 보람을 갖고 열심히 지역을 챙길 것이다. 그런 가운데 벌써부터 새로운 후보자들이 그 힘든 자치단체장을 하려고 내년 6월 2일 지방선거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과연 우리는 누구를 선택해야 할 것인가. 기존 정당에서 공천한 후보를 믿고 뽑아도 될 것인가.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아무쪼록 우리 지역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후보자가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에겐 아직 1년이란 충분한 시간이 남아 있다.
아울러 지역 사회의 뜨거운 현안인 ‘지자체장 정당 공천제’ 폐지 논란도 하루빨리 가닥이 잡히길 바란다. 국회와 정치권은 대다수 국민이 바라는 게 뭔지 헤아려 지역발전을 위해 진정 필요한 인재가 흔쾌히 나설 수 있는 공천제도를 마련해 주길 간절히 바란다
중앙일보 2009-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