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국제자유도시 현주소 <상>

 

국제도시 인프라 착착 … IT· BT 첨단단지 분양 한창

제주도가 2002년 ‘국제자유도시로의 도약’을 선언하면서 펼치고 있는 사업들이 하나 둘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8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홍콩·싱가포르와 견줘 손색없는 아시아 최고 수준의 국제자유도시를 만들기 위한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하지만 ‘국제자유도시 제주호’의 항해가 그리 순탄한 것만도 아니다. 제주국제자유도시의 현황과 문제점을 2회에 걸쳐 진단한다.

8일 오전 제주시 아라동 해발 500m인 제주대 인근 첨단과학기술단지. 시원스레 뻗은 도로를 따라 구획정리가 된 110만㎡의 부지에 가로수·가로등이 줄지어 서 있다. “우리의 선택이 옳았다는 말이 머지않아 나올 것이라고 믿습니다.” 단지 내 업무지원 빌딩에 2월 초 입주한 정보기술(IT)업체 ㈜인포마인드 강희석 대표의 말이다. 그는 “IT·생명공학(BT) 기업이 모두 입주하면 시너지 효과가 커질 것”이라며 “재산세를 5년간 면제받고, 법인세도 3년간 면제되는 것이 큰 혜택”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25일 열린 단지 준공식에서 정운찬 국무총리는 “첨단과학기술단지는 국제자유도시로 도약하는 제주의 미래를 여는 이정표”라고 강조했다. 제주도가 2002년 미래의 청사진으로 제시한 ‘제주국제자유도시’가 서서히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핵심 프로젝트 등의 이름으로 추진한 사업들이 가시권에 들어오고 있다.

선두에 있는 것이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첨단과기단지다. 2005년 6월 시작된 단지 조성사업은 공공자금 1914억원, 민자 2612억원 등 4526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제주의 생물자원과 청정환경을 활용해 생명공학, 정보통신 연구 등 IT·BT 기업의 요람으로 만들겠다는 것이 제주도의 복안이다. 단지의 산업시설 용지(41만7280㎡)에는 다음커뮤니케이션을 비롯해 한라파워·노이즈프리미어랩 등 14개 기업이 입주할 예정이다. 지원시설 용지(21만8368㎡)에는 인켈전기통신,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제주센터 등 21개 기업·기관이 입주한다. 단지 내 토지도 60%가량 분양계약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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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대정읍에 들어설 영어교육도시에는 내년 9월 영국의 명문 사립학교인 NLCS(North London Collegiate School)가 개교할 예정이다. 이 학교는 초·중·고교 통합 과정(12학년제)으로 운영된다. NLCS가 문을 열면 JDC가 유치 양해각서(MOU)를 맺은 미국 세인트 알반스 스쿨, 캐나다 브랭섬 홀과의 협상이 탄력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학교는 해외로 나갈 조기 유학생을 흡수하고, 동북아 국가의 학생까지 끌어들여 제주도가 국제자유도시로서의 모습을 갖추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주민 반발과 토지보상 문제 등으로 지지부진하던 서귀포 휴양단지 조성사업도 말레이시아의 버자야그룹이 2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나서 탄력을 받고 있다. 버자야그룹은 JDC와 합작법인을 만들어 50층 규모의 호텔식 콘도 등을 짓겠다는 계획이다. 서귀포 관광미항 조성사업은 지난해 10월 서귀포항과 새섬을 연결하는 새연교가 준공돼 1단계 사업을 끝냈다. 강창진 가교여행사 대표는 “국제자유도시 관련 시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면서 일본·중국 등지 여행객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최근 2~3년 새 국내외 관광객이 100만 명가량 늘어나는 등 성장세가 이어지는 것도 제주의 이미지가 바뀐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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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프로젝트 사업이 속도를 내는 것과 달리 생태공원·공항자유무역지역 조성계획 등 전략 프로젝트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지지부진하다. 쇼핑관광 활성화를 위해 추진해온 쇼핑아웃렛 조성사업이 대표적이다. 지역 상인들은 “공공기관이 나서 경쟁 매장을 만들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사업 방향도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JDC 측은 “지역상권과 공존 방안을 모색한 뒤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상인들을 어떻게 설득하느냐가 변수다. 쇼핑아웃렛은 최근 제주도와 기획재정부가 갈등을 빚고 있는 ‘관광객에 한해 부가세를 환급하는 제도’의 도입 여부와도 관련돼 있다.

변정일 JDC 이사장은 “예상보다 시일이 걸렸지만 핵심프로젝트 사업은 대부분 본궤도에 올랐다”며 “개별 사업들의 진행 추이를 지켜보며 전략프로젝트 사업의 구체적인 추진 방향도 조만간 가시화하겠다”고 말했다.

제주=양성철 기자
사진=프리랜서 김영하

◆제주국제자유도시=김대중 정부 때인 2002년 1월 ‘제주국제자유도시특별법’이 제정됐다. 제주도를 홍콩·싱가포르와 경쟁할 수 있도록 국제관광지에 걸맞은 시설을 만들고 각종 규제를 완화, ‘사람·상품·자본의 이동이 자유로운 도시’로 만들겠다는 것이 목표다. 7개 선도 프로젝트를 내세워 사업을 개시했으나 2006년 특별자치도 출범과 맞물려 종합계획을 보완했다. 신화·역사공원 등 6개의 핵심 프로젝트와 쇼핑아웃렛 등 5개 전략프로젝트로 나뉘어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