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합 맞는 ‘가게 속 가게’ 손님 좋고 주인 좋고 … 편의점엔 베이커리
베이커리 안 카페, 카페 안 서점, 유기농 식품 판매점 안 와인 매장…. 가게 속 가게, 즉 ‘숍인숍(shop-in-shop)’이 늘고 있다. 여러 가지를 쇼핑할 수 있는 편의성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같은 품목의 다양한 브랜드 제품을 한곳에서 파는 ‘멀티숍’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은 “숍인숍은 제품의 전문성과 쇼핑의 편의성을 둘 다 잡기 위한 마케팅 전략”이라며 “잘 어울리는 매장끼리 구성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글=김기환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신현창 해가온 반포점 사장은 유기농 식품 매장 안에 와인 판매점과 정육점을 함께 운영한다. 하루 매출의 30%는 와인·정육 코너에서 나온다. [김성룡 기자]
숍인숍의 강점은 뭐니 뭐니 해도 편의성이다. 전문성을 갖춘 브랜드 제품을 한곳에서 살 수 있다는 것이다. 판매 제품군이 여러 가지이기 때문에 한 가지 물건만 팔 때보다 소비자 접근성이 높다. 브랜드를 단 전문 코너를 입점시켜 운영하기 때문에 인건비와 관리 부담을 덜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유기농 식품 판매점 해가온(www.hegaon.com)은 와인 판매점과 정육점을 매장에 들인 경우다. 이 매장에선 유기농 식품 판매대와 ‘와인타임’ 브랜드를 단 와인 판매점, ‘맘앤팜’ 브랜드 정육점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문을 연 서울 반포점 신현창(36) 사장은 “일평균 400만원대의 매출을 올리는데 그중 30%는 와인 판매점과 정육점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대신 와인·정육처럼 가게 안에 들어온 브랜드 업체는 수수료를 내야 한다. 반포점에선 와인·정육 코너 매출액의 15%를 수수료로 내고 있다. 매장에 파견된 해당 브랜드 직원이 직접 운영하기 때문에 관리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이런 매장의 성공 비결은 각 매장의 전문성을 살린 것이다. 운영 노하우가 없는 와인·정육은 전문 브랜드에 맡기고 유기농 식품에 대한 관리를 강화했다. 이곳에서 판매하는 쌀·잡곡·김치 등 유기농 식품은 한국유기농협회와 미국·영국·독일 등에서 유기농 인증 마크를 받았다. 국내 유기농 식품 판매점 최초로 ISO9001(품질경영시스템) 인증도 받았다. 박종창 해가온 가맹팀장은 “유기농 식품 분야에서 갖고 있는 전문성을 살리면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브랜드를 발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꽃과 웰빙 먹을거리 등 업종을 추가로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편의점도 숍인숍 시스템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GS25(www.gsretail.com)는 지난해 말부터 조선호텔베이커리와 제휴해 일부 점포에서 베이커리 코너를 운영한다. 바이더웨이(www.buytheway.co.kr)는 일부 매장에서 카페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일반 카페에 비해 접근성이 좋고 가격이 저렴 하다.
도시락전문점 한솥(www.hsd.co.kr)은 매장에 편의점을 들였다. 10년 이상 운영한 안정적인 가맹점을 상대로 리모델링을 해 음료수와 일회용 반찬, 컵라면 등을 판매할 수 있도록 꾸몄다.
명품 멀티숍은 백화점보다 저렴
멀티숍은 단일 품목에 한해 다양한 브랜드 제품을 취급하는 매장이다. 하이마트(www.e-himart.co.kr)가 대표적이다. 냉장고·TV 등 대형 가전 제품부터 라디오·휴대전화 등 소형 제품까지 각종 국내외 가전 브랜드 제품을 팔고 있다. 각종 신발 브랜드 제품을 모아놓고 파는 ABC마트코리아(www.abcmartkorea.com)도 있다.
명품 멀티숍 오르루체코리아(www.orlucekorea.co.kr)는 샤넬·루이뷔통·프라다 등 다양한 명품 브랜드를 한곳에서 판다. 이곳은 이탈리아·미국의 현지 브랜드 총판과 직접 계약을 해 판매 원가를 낮췄다. 독점 라이선스 유통 채널을 통하지 않아 유통단계가 줄어든 까닭에 가격이 백화점보다 저렴하다. 노태완(43) 오르루체코리아 대표는 “물건을 팔 때 보증서를 제공하고 애프터서비스도 한다”고 소개했다.
주 업종 매출이 70% 이상 되도록
독립 사업자를 입점시키는 숍인숍 형태라면 매장마다 품질·서비스 수준을 통일시키는 게 중요하다. 매장 운영 규칙을 정하고 입점 사업자들이 준수하도록 해야 한다.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소비자들에게 기존 업종에 대해서도 나쁜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 또 숍인숍 매장은 대체로 매출액의 일정 금액을 수수료로 내기 때문에 수수료가 적정 수준인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주객이 전도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경희 소장은 “주 판매 품목이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랑방에 들어온 손님이 안방을 차지하면 매장의 ‘정체성’이 없어져 오히려 좋지 않다는 얘기다.
멀티숍의 경우 ‘다품종 소량판매’ 방식이 기본이므로 브랜드별로 소비자 반응이 좋은 인기 상품을 갖추는 게 핵심이다.
2011년3월2일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