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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동항과  상호 할아버지
 
                                                                                           유 영 준
 
 
는개 그친 도동항
잔물결이 밀려들며
연줄연줄 추파(皺波)를 만든다.
 
부두에 매달린 타이어는
파도에 흔들리며
섬 할머니 한숨인 양
물구멍 새는 소리를 내고
부딪히는 파도는
세월의 주름을 포갠다.
 
덕장에 걸린 오징어들
탱기 치고, 발 펴고,
귀 뒤집던, 상호 할아버지가
리어카에 하루바리를 싣고
느릿느릿 멀어질 때면
 
오징어 배 엔진소리
석양 비친 절벽에
산울림을 만들고,
줄지어 가르는 파도가 꼬리를 무는,
“도동모범(道洞暮帆)”이
한바탕 펼쳐지고 나면
 
때를 기다린 듯이
테트라포드의 물 파래는
나붓나붓 손을 씻으며
저녁 준비를 한다.
 
한적해진 부두에
접안등이 하나둘씩 켜지면
늦게 온 땅거미가
항구에다 서둘러 이불을 편다.
 
살구나미 등댓불이 비치는
밤하늘에, 외로운 별이 뜨면
“행복한 울릉인” 상호 할아버지는
꿈속에서 장가를 든다.



< 월간 국보문학 4월호 수록 작품 >


“상호 할아버지”는 울릉도에서 태어나고 자라 이제는 할아버지가 된 이상호 씨를 다룬 다큐멘터리인데, 지난해 12월 방송됐던 MBC 다큐멘터리 "상호 할아버지"가 영화로 만들어져
지난 2월25일 "행복한 울릉인"으로 극장에서 개봉되었다.
정신지체 장애를 가졌지만 74년을 살아오면서 평생 남에게 해를 끼치거나 부담 주는 일이 없이
스스로 노동을 하고 돈을 벌며 살아왔는데, 오징어, 호박엿과 함께 울릉도의 3대 명물이 되었다.
도동항에서 그가 안 보이면 항구 사람들은 불안해하고 보고 싶어한다.

도동모범(道洞暮帆):울릉 팔경중의 하나.

테트라포드(TTP)(tetrapod):바닷가에서 흔히 보는 방파제 주위에 쌓여있는 4개의 뿔(角)모양  4각(脚)의
    콘크리트 구조물을 테트라포드라고 합니다.
    테트라포드란  다리(podia)가 네 개(tetra)있다는 어원의 의미입니다. 



 
 
제목: 북국 오천키로, 유랑 오천키로, 방랑 오천키로


작사: 박영호  개사: 추미림(반야월)  작곡: 무적인(이재호)  노래: 채규엽 
연주: 패트라
 
 
 
 
 
*朝海調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