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에도 고급 식당 1호점을
지난 3월 초순부터 ‘한식(韓食)의 세계화’에 대해서 각 언론이 조금씩 이슈화하는 듯 하더니만 5월에 들어와서 부쩍 집중적으로 조명을 하고 있는 것 같다. 5월5일에는 국제교류재단이 개최한 한국음식의 세계화를 위한 체험행사가 워싱턴DC에서 미국의 유명인사를 초청한 가운데 성대하게 개최되었다고 한다. 미국의 유명인사 150 여명이 모인 가운데 청담동에 있는 ‘우리가 즐기는 음식예술’이라는 식당을 운영을 하고 있는 안정현 대표가 몇 가지 요리를 선보였다. 삼색밀쌈, 부추를 곁들여 만든 랍스터 잡채, 갈비찜 등을 차례로 선보이고 마이클 잭슨이 한국에 오면 항상 즐겨 먹었다는 비빔밥 만들기의 시연도 선보였다. 한국음식을 잘 모르는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도 “원더풀”을 연발하였다니 꽤나 반응이 좋았던 것 모양이다.
6월2일 한. 아세안 정상회의의 오찬은 한식의 본격적인 외교무대 데뷔인 셈이었다. 메뉴는 대통령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우리가’ 식당의 안정현 대표가 디자인하고 만들었다고 한다. 안 대표는 여섯 가지 코스요리를 확정하고 당일요리의 초점을 “음식의 맛과 멋에 모두 충실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그릇이며 장식도 꼼꼼히 신경 쓴다” 고 했다.
당일의 메뉴를 들여다 보자. 야외에서 갖는 오찬이어서일까 꽂이 요리인 ‘도란도란 바비큐’ 를 시작으로 하여 ‘냉 구절 말이’ ‘쇠고기 찹쌀과 코리안 샐러드, ‘오채 야채산적’ ‘잔치 국수와 김치’ ‘오미자차와 홍시 셔벗, 전통주’ 등으로 상차림을 하였다. 이대통령이 앞치마를 걸치고 손님을 접대한 것도 양념이었다.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나온 '도란도란 바비큐'
‘한식의 세계화’ 운동과 ‘한. 아세안 정상회의’ 의 한국식 오찬 이야기에서 ‘울릉도의 식문화’ 로 방향을 살짝 틀어서 바꿔보면 어떤 모양이 그려질지 확연해진다. 사실 울릉도의 식당과 식문화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은 오래 전부터였다.
연간 30만 명 내외가 찾아오는 울릉도에 품격이 있는 식당을 찾아보기가 어렵다는 것은 나만의 생각이 아닐 것 같다. 적어도 국제관광섬을 모토로 하는 울릉군에 제대로 된 식당이 언제쯤 우리들 눈 앞에 나타날 것인가 걱정이 앞선다.
패키지로 오는 단체 관광객이야 출발 전부터 식당과 식사가 거의 결정됨으로 고객들로부터 다른 요청이 없을지도 모르겠으나 그러나 비교적 여유롭게 개별여행을 오는 커플이나 가족들은 품격이 높은 식당과 요리를 찾고 있다.
‘식문화’에는 새삼 설명할 필요조차 없이 몇 가지 요소가 있다.
첫째, 멋진 건물이다. 그 지역의 상황에 맞는 독특한 디자인으로 된 것이면 좋을 성 싶은 건물,
둘째, 고급 화장실이다. 과문한 탓이지만 최상의 화장실 하나만을 마련해도 그 식당의 모든 걸 인정할 수 있지 않겠는가? 공간이 넓고 상쾌한 향이 난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셋째, 계절과 음식에 따른 그릇이다. 스테인 그릇이나 프라스틱 그릇이 아닌 유리, 자기나 도기로 된 현대적인 디자인의 깔끔한 그릇…
넷째, 종업원의 절대적인 친절이다. 울릉도 상인의 친절문제가 항상 회자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우나 친절은 음식 맛을 돋구게 하며 고객을 왕으로 모시게 하는 묘한 마술을 나타낸다.
다섯째, 멋진 인테리어와 우아한 분위기가 있어야 음식 맛도 동반상승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여섯째, 현대인의 입에 어울리는 요리다.
물론 싱싱한 오징어를 회 쳐서 고추장에 소주한잔 곁들이는 것이 품위가 떨어져서가 아니다. 푸줏간에 앉아 약소고기에 소금 뿌려 구워먹는 것도 입맛을 돋우는 즐거움이다. 그러나 울릉도의 식당과 그 요리라는 것이 어느 식당을 가도 대동소이하다. 그냥 한끼 식사(食事)를 해결하는 것 이외에는 어떤 문화도 존재하지 않는다. 홍합밥, 오징어 내장탕, 각종 매운탕, 산채 비빔밥, 쇠고기구이 등등….거의 대동소이하다.
행정당국은 먹거리 영역은 민간인의 경제활동으로만 치부하고 관여하지 않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고정관념을 과감하게 버리고 왜 울릉도에 고급 레스토랑이 있어야 하는 지를 인식하고 그 유인 책을 내 놓아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울릉군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향토음식 개발 경진대회를 개최한다고 한다. 작년에 입상한 음식들이 지금쯤 상품화되어 관광객들에게 선을 보이고 있는지 모르겠으나 멋진“울릉도 요리”가 만들어져서 보급되기를 바래본다.
많은 관광객들이 육지로 돌아와서는 울릉도에는 먹을 것이 없었다고 한다. 정말 먹을 것이 없어서일까? 이 말은 가격은 조금 비싸도 색다른 요리를 기대하였으나 제대로 된 먹을 거리가 없어 돈을 쓰지도 못한 채 그냥 돌아왔다는 뜻이 아닐는지 모르겠다.
내년 초부터 5천톤급이 넘는 객선이 새로 들어오고, 강릉에서도 몇몇 선박회사들이 배를 띄우면 정말 발등에 불이 떨어지지나 않을지 걱정이 앞선다.
@2009-6-25

울릉군에서 개최한 1회 향토음식 개발경진 대회에 나온 출품작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나온 "냉 구절말이"

쇠고기 찹쌀과 코리안 샐러드(한.아세안 정상회의에 나온 요리)


잔치 국수와 김치

전통주 및 오미자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