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유학
울릉도에서도 오지로 꼽히는 서면 남서리 울릉서중학교(교장 김홍중)가 올 하반기 `학생들이 돌아오는 농산어촌 전원학교`로 지정된 이후 육지 학생 전학이 잇따르는 등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경북매일 2010-12-03)
육지의 어린 학생들이 이제 울릉도로 유학을 온다는 소식이다.
지금은 해외유학이 많아 유학하면 해외에서나 공부하는 것으로 간주할지 모르겠으나 내가 울릉도에 거주(주로 방학에)하고 있을 무렵에는 유학생이라는 말은 그리 낯 선 단어가 아니었다. 부모들은 울릉도에 생활터전을 가지고 있고 그나마 형편이 다소 나은 일부 아이들은 육지로 공부하러 떠나는 것이 보편화 되어 유학이라는 말에 꽤나 익숙해 졌기 때문이다.
사전에는 留學(유학)을 해외에 머물면서 공부하는 것이라고 했고, 또 하나의 遊學(유학)은 타향에서 공부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러고 보면 우린 타향에서 공부하는 유학생(遊學生)이었던 셈이었다.
놀 유(遊)가 약간 거슬리긴 하지만 말이다.
“철이 엄마도 애들을 육지로 유학 보냈어요?”
“예, 애들 장래를 생각해서 유학 보냈습니다.”
그랬다. 당시에는 육지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을 모두들 유학생이라고 했다.
세상이 좋아지고 지방자치가 만개하면서 최근 울릉도에서도 어린 학생들이 육지유학을 넘어서 미국에서 한달 간 체류하는 단기 유학까지 있다니 많은 변화임에는 틀림없다.
남서리에 있는 울릉 서중학교(김홍중 교장)가 정부로부터 농산어촌 전원학교로 지정되었으며 이미 몇 명이 전학을 왔다는 소식도 있다.
굳이 교육과학기술부의 지정학교로 지정되지 않더라도 울릉도의 초등학교는 물론이고 중학교, 그리고 고등학교까지 육지의 학생을 유치하여 울릉도는 대한민국 내에서 학생들이 가장 가고 싶어하는 농어촌 유학의 대상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운영을 할지 자세한 내용을 접할 기회가 없어 아쉽기는 하나 주된 내용을 보면 친환경과 E-러닝 첨단 교육시설(개인별 타블릿 PC에 의한 교육, 전자 칠판 시설)확보로 소수 정예 개별 학습지도가 가능하다고 하며 이에 따라 창의적인 교육과정, 꿈과 행복을 만드는 교육활동 강화, 체험활동을 통한 배려와 나눔의 실천 등을 통해 열악한 교육적 환경을 극복하고 소규모 학교의 특성에 맞는 학생의 소질 계발과 학습에 대한 애착심 고취에 온 정성을 쏟을 예정이라고 한다.
일응 그럴듯한 미사여구다.
모처럼 열성을 가지고 추진하는 선생님들에게 쓴 소리를 하고싶지는 않으나 굳이 ‘글로벌 인재 양성 전원학교’라는 너무 거창한 목표에 집착하지 말았으면 하는 마음이 앞서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친환경, 첨단 교육시설 그리고 소수정예 교육 만으로 창의적인 교육과정을 비롯한 여러 목표가 달성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거창한 계획으로 뛰어들었다가 정부의 지원이 다소 느슨해지면 용두사미에 거칠까 보아서다. 우린 시작은 항상 요란하나 조금만 지나면 또 하나의 공염불이 되고 마는 숱한 사례들을 접하고 있지 않느냐 말이다.
이미 오래 전부터 일본에서는 산촌유학을 실시하여 그 성과가 꽤나 있는 듯하다.
2007년 현재 일본 산촌 유학은 행정이 주체인 곳이 20%, 지역 주민과 학교가 주체인 곳이 60%, 민간단체가 주체인 곳이 20%나 된다고 한다.
정부가 단기적인 성과에 집착하여 일시적인 지원을 해준다고 해도 한계가 있을 것이 뻔한 이치인데 이 참에 울릉도로서도 이를 절호의 기회로 인식하고 농어촌 유학 운동은 장기적인 플랜을 가지고 추진해야 될 것 같다. 즉, 군과 학교, 군민, 민간단체 등이 각각의 역할로 줄기차게 이를 밀고 나갈 때 만이 남서중학교뿐만 아니라 초등학교, 울릉고등학교 등에도 유학생이 몰려올 것이기 때문이다.
농협 중앙교육원 전성군 교수의 자료에 의하면 경기도 양평의 조현초등학교는 컴퓨터·가야금·한국화·피아노·영어·스포츠댄스·골프·사물놀이 등의 과정을 개설했고, 전북 완주의 봉동초등학교 양화분교는 농촌 유학생을 위해 기숙센터까지 마련하고, 방과 후에는 이 센터에서 원어민 영어교사 강좌, 요가와 명상, 자연체험, 한지 공예 등을 가르치며, 2주짜리 짧은 산촌 유학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경남 함양의 마천초등학교 등도 대표적인 사례로 집중 연구가 되어야 할 것 같다.
해외에 살고 있는 교포들의 자제들이 방학을 맞아 그들의 부모가 태어나고 살았던 고국으로 건너와 몇 주간씩 한국의 문화, 풍습 그리고 언어를 배우듯이 울릉도의 초등학교, 중학교 그리고 고등학교에서도 2주짜리 향우들의 자제를 모집하여 멋진 커리큘럼을 만들어 단기 유학이라도 시켰으면 하는 마음이 문득 든다.
@2010-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