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숍인 숍이다.
울릉도 유일의 안경점이 불황으로 폐업할 것으로 알려지자 울릉지역 학생 및 지역민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다. 울릉읍 도동 울릉읍사무소 위에 위치한 안경점이 손님 감소로 불황 끝에 폐업직전에 있어 안경에 의존해 생활하는 많은 사람들이 불편이 예상되고 있다.(2010-12-14 도민일보)
날씨가 을씨년스러워서일까 계속 우울한 소식이 저 멀리 떨어진 울릉도로부터 들려온다. 울릉비행장 추진이 실패를 했다느니, “형님예산”의 영향으로 전체 예산이 오히려 삭감되었다느니, 오징어가 잡히지 않아서 울릉도 경제가 파산지경이라느니 기쁜 소식이 별로 없는 듯하다.
2002년경에 울릉도로 와서 하나 뿐인 안경점을 운영하고 있다는 김모씨가 장사가 아니 되어 폐업을 할 수 밖에 없는 처지라는 소식도 들려온다. 안경의 수요는 늘어나고 있는데 정작 장사는 안되어 가계의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다는 그 아이러니는 무엇일까?
기본적으로 울릉도는 적은 인구에 오징어나 산나물이 풍요를 이루고 관광객이 넘쳐나 경기가 활성화 되지 않으면 자체 소비 인구만으로는 점포 운영이 어렵다는 것은 누구나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또 하나의 다른 원인은 의외로 엉뚱한 곳에 있는 듯 하다. 바로 많은 소비가 육지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많은 울릉주민들이 포항 등 육지로 나가서 쇼핑을 하거나 서비스를 이용함으로써 울릉도의 유통경제가 갈수록 황폐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교통의 편리성이 경제를 악화시켰다는 것이다.
4~5년 전만 하더라도 도동항까지의 편도 선임이 7~8만원 정도로 높아 육지나들이가 지금처럼 용이하지 않았으나 선박의 항해시간이 단축되고 하루에도 몇 차례 여객선이 드나들고 선임이 5천원으로 인하되면서 육지 나들이가 일상화됨으로써 울릉도의 경제는 이미 파산선고가 예고된 바 있었다. 2006년도에 만들어진 도서 지역 주민들에 한해 적용되는 최고운임제는 울릉도 경제를 완전히 바꿔놓고 만 것이다.
그 동안 비싼 요금 때문에 자주 나갈 수도 없었던 육지를 저렴한 비용으로 쉽게 다녀올 수 있고 덤으로 예전의 선임으로는 생필품까지 구입할 수 있게 되었으니 주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참으로 엄청난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울릉도 개척사 120 여년 만에 그려진 새로운 풍속도인 것이다.
어른들이 계시는 고향에서는 마음대로 놀 수 없었던 젊은이들은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을 뿐만 아니라, 비용도 적게 드는 육지로, 육지로 나올 수 밖에 없지 않는가?
동창회나 송년회 같은 모임을 포항에서 하는 것이 당연시되고 주말을 이용한 가족외식, 결혼식, 환갑잔치도 대부분 육지로 나와서 하게 될 것이다.
또한 울릉도 주민을 위한 생필품을 알선, 배달해주는 전문 서비스업체가 등장했고 포항의 요식업체 및 생필품업체들은 경쟁적으로 각종 서비스와 할인을 해주고 있다는 소문도 들은 바 있다.
이러한 소비형태는 이미 고착화 되어있는 듯 하다.
내년부터는 포항, 묵호에서뿐만 아니라 울진의 후포항과 강릉항에서도 새로운 선사들이 경쟁적으로 뛰어들어 배를 띄운다고 하니 더 더욱 울릉도의 시장경제는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일년에 고작 6개월 정도의 관광객으로는 관광객들이 늘어나도 유통업체들의 경기가 활성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단체 관광객들이 소주 박스를 들고 한겨레호에서 내리고 있는 현실을 보면 울릉도의 현주소를 잘 말해주고 있는 듯 하다. 물가가 비싼 울릉도에서는 소주마저 준비해 가는 것이 당연시되는 이런 상황에서 과연 관광객이 늘어난다고 매출이 늘어날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모든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는 없지 않는가? 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을 찾아내어 하나씩 해결하려는 노력이 있어야만 할 것이다.
여기에서 난 숍인숍을 제안하고 싶다. 즉, 점포 안의 점포를 말이다. 한 주인이 여러 형태의 상품을 진열하여 판매하거나 아님 각기 다른 점주들이 모인 공동 숍인숍도 좋다.
이미 오래 전부터 수도권의 약국들은 이를 실천하고 있다. 약국 한 점포 안에 각자 다른 주인들이 진열상품을 최소화하고 매장 면적을 효율화하여 각종 약과 화장품 그리고 가벼운 잡화점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다.
안경점도 마찬가지로 잡화점, 문방구, 생활용품점 등으로 숍인숍 형태의 점포 운영을 해보면 점주들의 임대료 부담이 대폭 줄어들 것이며, 한 곳에서 다양한 체험과 구매를 원하는 요즘의 소비자들 성향에 맞아 떨어질 수 있지는 않을까?
가격 또한 지혜를 모아 육지와 동일한 수준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하고 주민들이 꼭 필요한 필수품을 선별 구입하고 점주는 육지의 거래처와 구매대행 계약을 맺어 신속하게 소량주문을 서비스하는 등 온갖 노력을 한다면 이 위기를 벗어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울릉군도 이를 민간의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 민과 관이 지혜를 모아 협력한다면 육지에서 이곳 울릉도까지 와서 운영하는 김씨 아저씨의 안경점이 살아날 수 있지는 않을까 마치 내가 죄인인양 안타까움에 머리가 숙여진다.
@2010-1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