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동 지역발전 협의회가 지난 1월17일 관광활성화와 지역경기 활성화를 주제로 한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저동의 힘Ⅰ
저동지역발전협의회는 지난 14일 도동3리 사무소에서 상인 및 주민 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저동지역 관광활성화 및 지역경기 활성화를 위해 의견을 교환하며 관광 울릉발전을 위한 길을 모색했다.
하경조(53) 이장은“저동지역은 지난 수십년간은 오징어로 파생된 경기로 지역을 이끌었지만 앞으로는 관광과 어업산업이 함께 아울러진 관광지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주민들이 주축이 되어 변화를 해야 한다”며 강조했다.
또 그는 “유람선 저동취항, 숙소 확장 및 개축, 관광안내소 신설 등 관광인프라 구축으로 머물고 싶은 지역, 다시 찾고 싶은 지역으로 거듭나기 위해 지역 주민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만이 변화를 줄 수 있다”며 말했다.(2011-01-17, 경도일보)
저동이 어떤 곳인가?
한 때는 동네 개도 5천원짜리 지폐를 물고 다녔다는 곳이 아니던가? ‘큰 모시게’에 있던 어느 담배 가게가 전국에서 판매 1위를 했던 곳도 바로 저동이 아니던가?
저동은 울릉도의 대표적인 어업전진기지에 걸맞게 큰 항구를 보듬어 안고 있으며 얼음공장, 건조장, 경매가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수협 공판장이 위치하고 있는 지역경제의 핵심 지역이다.
또한 저동은 지금은 비록 육지와 연결되어 방파제의 말뚝 구실이나 하는 초라한 신세로 전락한 바위에 불과하지만 한 때는 저동 앞 푸른 바다 가운데에 우뚝 솟은 큰 바위섬이 있던 곳이다. 그‘촛대바위’가 지금도 위풍 당당하게 그 위용을 과시하고 있는가 하면 해안선을 따라 도동으로 갈 수 있는 또 하나의 해안 산책로, 아무리 가뭄이 심해도 쉼 없이 요란하게 쏟아져 내리는 ‘봉래폭포’, 죽도와 관음도, 저동항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내수전 전망대 및 몽돌 해수욕장 등 많은 절경과 스토리텔링이 가득한 어촌마을이다.
또한 국가최고회의 의장이었던 박정희 대통령이 어느 날 해군함정으로 울릉도를 방문했던 기념비도 잠깐 그늘에 쉬려고 들어온 주민들과 함께 ‘관해정’에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그리고 수협공판장의 옆에는 해산물을 팔고 있는 활어센터가 ‘ㄱ’자로 나란히 줄 지어있다.

저동항에 모여있는 활어센타
수 년 전 집사람과 함께 고향을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저동은 언제나 즐겨 찾는 곳이기에 회라도 한 접시 먹을 셈으로 저동 공판장 부근을 어슬렁거리던 중 활어를 팔고 있는 아주머니 한 분이 싱싱한 자연산 전복이라면서 손바닥보다 작은 전복 한 마리를 보여주었다. 수족관의 전복은 달랑 그 한 마리뿐이었는데 내가 얼마냐고 묻자 삼만 오천원이라고 했다. 서울이었으면 같은 가격에 열 마리는 살 수 있었을 것이다. 너무나 비싼 전복이었다. 내가 꼭 바보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한동안 말없이 전복만 쳐다 본 적도 있었다.
또 한번은 산 오징어를 팔고 있는 식당 앞에서 있었던 일이다.
표정으로 보아 주인인듯한 육중한 몸매의 아주머니가 앞치마를 두른 채 수족관 앞에 서 있길래 내가 얼마냐고 물었더니 한 접시에 2만원이라고 했다. 한 접시에 몇 마리냐고 묻자 두 마리라고 했다. 집사람하고 둘 일뿐더러 내가 많이 먹질 못하기 때문에 한 마리만 안되겠느냐고 하자, 버럭 화를 내면서 “안 팔라요! 육지에 나가 사잡수소” 라고 퉁명스럽게 말을 내뱉는 것이었다.
순간 화가 치밀었으나 뭐라고 시비를 걸 처지도 못되어 참고 말았는데,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정말 그 아주머니 말처럼 육지인 묵호항에서 울릉도의 삼분의 일도 안 되는 가격으로 쥐치랑 전복을 “사 잡숫고(?)” 돌아온 적이 있었다.
이런 씁쓸한 경험을 가지고 있던 터라 “머물고 싶은 지역, 다시 찾고 싶은 지역”을 만들겠다는 ‘저동지역발전협의회의’의 이번 모색(摸索)은 만시지탄(晩時之歎)이 있긴 하지만 올바른 선택을 한 것 같아서 흐뭇하지 않을 수 없다.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 울릉군 홈페이지의 자유게시판을 들여다 보고 있으면 불친절, 바가지로 인한 관광객의 불평불만이 상당 부분 차지하고 있다. 물론 최근에 와서 울릉도에 대한 관광객의 쓴 소리가 많이 줄어들긴 했으나, 고향이 울릉도인 나로서는 이런 글을 읽을 때 마다 마치 내가 죄인이나 된 것처럼 얼굴이 후끈거리곤 했다. 원래 경상도 말 자체가 투박하고 억세며 직설적인 표현이 많은데다가 대부분 큰 소리(내 생각엔 울릉도 사람들은 파도소리의 방해 때문에 작은 소리로는 의사소통이 어려워져서 자연스럽게 목소리가 커진 것 같다.)로 대화를 하다 보니 관광객들에게 더 더욱 불친절하게 보였을지 모를 일이다.
불친절과 바가지는 저동만이 아닌 울릉도 전체의 문제지만 저동 땅에서 이를 과감하게 몰아내지 않고서는 “머물고 싶은 지역, 다시 찾고 싶은 지역”은 공염불에 그칠 공산이 크다. 아무리 관광인프라를 많이 구축해본들 ‘친절과 바른 상혼’의 뒷받침이 되지 않는 ‘관광과 어업산업이 함께 어우러진 관광지’는 허상(虛像)에 그치고 말 것이다. 친절해야 한다는 것을 모르는 상인과 주민이 어디에 있으랴 만은 문제는 이를 어떻게 체질화 할 것이냐 하는 것은 난제 중의 난제다. 간단한 교육으로 끝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은 한국에서도 자주 볼 수 있지만 오래 전 일본에 자주 출장을 갈 때마다 볼 수 있었던 것 중의 하나가 주유소 직원들의 아침 인사였다. 새벽녘에 출근을 한 직원 너댓 명이 팀장을 마주 보고 45도 큰 절을 하면서 “이럇샤이마세(어서 오십시오)”를 큰 소리로 수 십 번씩 되풀이 하는 것이었다. 동행자의 설명으로는 365일 내내 아침 업무가 시작되기 전에 꼭 이렇게 한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일본인들도 친절이 몸에 베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어렸을 적 내 기억으로는 일본인들은 타고난 친절이 몸에 베어있다고 들었는데 일본인들도 친절을 베푼다는 것은 이만큼 어렵구나 하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상인들과 주민들은 많은 관광객을 상대하기 때문에 매번 어떻게 관광객 들에게 늘 친절할 수가 있겠는가 하고 고충을 늘어놓을지 모르겠으나 관광객 한 사람 한 사람이 느끼는 친절과 불친절의 체감 온도는 엄청나게 다르다는 것을 저동 주민들은 직시해야 한다. 특히 요즘 젊은이들의 사고(思考)는 우리 세대와 달리 “상인은 친절해야 한다”는 한가지 답만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젊은이들은 지역사회에서 일어나는 어떤 문제점들이 그들의 가치관에 어긋날 경우 예외를 인정하지 않고 이를 트위트나 페이스북, 미투 등과 같은 SNS을 통해 집단의 힘으로 이를 이슈화하고 어떤 집단이나 사물을 사정없이 초토화시켜버린다는 것이다. 울릉도의 불친절과 바가지 상혼을 이슈화하여 ‘가장 가고 싶지 않는 섬’으로 캠페인을 벌리지 않는다고 누가 보장을 하겠는가? 관광객을 두려워할 줄 아는 자세가 이 시점에 정말 필요하지 않을까?
모처럼 상인과 주민이 힘을 모아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시키고자 노력을 하고 있는 저동지역발전협의회의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다. 오랫동안 외부의 큰 도움 없이 자생적으로 살아 온 울릉인 이기에 배타성이 강하고 친절이 몸에 베어있지 않을는지 모르겠으나 이제부터라도 울릉도의 발전을 위해 “친절과 바른 상혼”을 체질화하였으면 하는 바램이다.
저동지역발전협의회의 제1목표는 ‘불 친절과 바가지’를 과감히 몰아내는 것으로 첫 출발점이 되어야 할 것이다.
저동이 어느 곳이던가? 세계적인 일류기업인 삼성전자의 수장, 윤부근 사장을 배출한 자랑스런 마을이 아니던가? 저동이 세계적인 일류 관광지로 탄생되지 말라는 법이 없지않은가?
저동의 힘을 기대해 본다.
@2011-02-6